[단독] JSA 새 장교 숙소, 尹 대통령이 헌정했다…'北 도끼만행' 희생자 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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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30. 오전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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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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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에 의해 숨진 美 장교 2명 이름 따 '보니파스 & 바렛 배럭스'로 명명
유엔사 "헌신·희생 잊지 않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 계속할 것"
지난 26일 '캠프 보니파스'(JSA 대대)에서 진행된 장교 숙소의 '보니파스 앤 바렛 배럭스'(BONIFAS & BARRETT BARRACKS) 명명식.(김문환씨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경기 파주시 공동경비구역(JSA)을 지키는 주한유엔군사령부의 경비대대원들이 지낼 새로운 장교 숙소가 '보니파스 & 바렛 배럭스'(BONIFAS & BARRETT BARRACKS)로 명명됐다. 북한군에 의해 사망한 미군 장교를 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헌정비도 세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보니파스와 바렛'은 48년 전인 1976년 8월18일 판문점 JSA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 남쪽 유엔군 제3초소 앞에서 벌어진 북한군의 도끼만행사건(미루나무 만행 사건) 때 숨진 미군 장교 2명이다.

3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캠프 보니파스'(JSA 대대)에서 진행된 명명식엔 유엔사의 미국 측 참모장 존 와이드너 소장과 한국 측 참모장 강인규 소장, 주성운 육군 1군단장(중장), 방정환 국방부 군사정책기획실 차장(준장 진), 중립국 감독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단층 구조의 이 숙소는 JSA 대대 소속 미측 장교들이 지낼 곳으로, 우리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낙후된 기존 숙소를 대체한 것이다. 그 바로 옆엔 미국 측 부사관용 건물도 지어져 조만간 숙소로 활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유엔사 경비대대장은 미국 측 장교가, 부대대장은 한국 측 장교가 맡고 있으며, 이들의 계급은 모두 중령이다.

명명식이 진행된 이날에는 윤석열 대통령 명의의 비석 제막식도 함께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이 비석에 '1976. 8.18. 임무수행 중 북한군에 의해 사망한 공동경비구역 중대장 보니파스 소령과 소대장 바렛 중위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신축 미 장교숙소를 보니파스 & 바렛 배럭스로 명명한다'라는 내용의 문구를 담았다. 비석엔 JSA 마크와 태극기, 성조기도 새겨졌다.

아서 보니파스 소령(왼쪽)과 마크 바렛 중위.(주한유엔군사령부 제공)


도끼만행사건 당시 우리 측에선 근로자들이 북한군 초소 관측에 방해가 됐던 미루나무의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었고, 한미 양국 군 장병들이 이를 감독하고 있었다. 북한군은 가지치기 작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가지치기 작업에 투입된 인력의 3배가량의 인력을 투입해 도끼를 휘두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고, 이로 인해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바렛 중위 등 미군 장교 2명이 숨졌다.

이 사건 이후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폐쇄됐고 JSA 내에도 군사분계선(MDL)이 그어졌다. 또 JSA 장병들이 소속된 JSA 대대가 배치된 부대는 사건 당시 희생된 보니파스 대위의 이름을 따 캠프 보니파스로 불리고 있다.

사건 당시 유엔사 경비대대 부대대장으로서 북한군에 맞서 싸웠던 예비역 소령(사건 당시 계급 대위) 김문환씨는 이번 명명식에서 "우리는 48년간 두 분의 영웅을 기억해왔다. 그리고 이 명명식을 통해서 우리는 앞으로도 두 분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라고 추도사를 읊었다.

김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부가 도끼만행사건 50주년인 2026년에 유가족을 한국으로 초청해야 한다"라며 "그래야 우리가 미국 군대, 국민에게 떳떳해질 수 있고, 우리 국민들의 안보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로부터 명명식 사진을 이메일로 받아본 유가족들도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 방문할 수 있길 바란다'는 취지의 답장을 보내왔다고 한다. 유엔사 역시 "우리는 그들의 헌신과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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