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n번방' 이후 4년‥여전히 개인정보 다루는 사회복무요원들

입력
수정2024.01.29. 오후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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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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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 2020년,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이른바 'n번방 성착취물'사건.

당시 주범 조주빈은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주민센터에서 일하던 사회복무요원에게서 넘겨받았습니다.

이후 사회복무요원은 개인정보 다루는 일을 할 수 없도록,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선 여전히 적지 않은 사회복무요원들이 개인정보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백승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대신한 유 모 씨는 옛 동사무소, 행정복지센터에서 일했습니다.

유씨에게 주어진 업무는 코로나 19 백신접종서 발급으로 전역할 때까지 1년 가까이했습니다.

[유 모 씨]
"'제 컴퓨터에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랑 아이디가 있으니까 코로나 백신 접종에 대한 증명서를 네가 떼봐라.'라고‥"

유씨는 "유행이 한창일 땐 하루에 10건도 넘게 발급했다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원인들의 주민번호는 물론 현재 주소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인감대장 처리 업무까지 맡겨졌습니다.

유 씨 같은 사회복무요원이 개인정보 취급 업무를 맡는 건 불법입니다.

지난 2020년 'n번방 성착취물' 사건 당시 주범 조주빈이 피해자 개인정보를 주민센터에서 일하던 사회복무요원에게서 받은 사실이 드러난 뒤, 이를 금지시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규정이 바뀐 지 3년이 넘도록 현장에선 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해당 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가봤습니다.

유 씨에게 일을 시킨 공무원은 "몇 번 거들게 한 게 전부"라고 해명했습니다.

[행정복지센터 직원 (음성변조)]
"같이 일하면서 도와주는 입장에서 한 번씩 안 계시거나 할 때 그거를 발급한 적은 한 서너 번 있을 거예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유씨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직접 연락해 자세한 상황을 물어봤습니다.

지금 LH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하는 한 현역 사회복무요원은 나이 많은 민원인들을 도와 임대차 갱신 계약 신청서를 대신 쓰는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역 사회복무요원 A (음성변조)]
"(문제 제기를 하면) '우리도 FM대로 간다' 뭐 이렇게 보복이라고 해야 되나 겁 주는 거 '너도 그냥 어기면 징계할 거다'‥"

또 다른 현역 사회복무요원도 이름 주민번호가 담긴 서류를 분류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데, 담당자가 관리감독하지도 않는다고 했습니다.

[현역 사회복무요원 B (음성변조)]
"본인은 출장을 가야 된다고 하고 개인 정보 우편물들을 저한테 주시고 출장을 가서‥"

지난 19일엔 경기 구리시 소속 공무원이 주민번호나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4백여 명 분을 정리하라고 사회복무요원에게 맡긴 게 드러나 시가 감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정지호, 남성현 /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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