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페퍼저축銀 중간배당 부적절했나…금감원 "법률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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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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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주 상환 목적 680억 배당
페퍼銀 "주주 이익 전혀 없어"
페퍼저축은행 본사 전경. 사진 제공=페퍼저축은행

[서울경제]

저축은행 업계 6위인 페퍼저축은행이 최근 모회사에 수백억 원을 배당해 우선주를 일부 상환한 것을 두고 금융감독원이 법률 검토에 나섰다. 기본 자본으로 분류해왔던 우선주를 상환해도 문제가 없는지, 이번 배당이 건전성 관리를 위한 적절한 행위였는지 등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페퍼저축은행이 올 초 실시한 배당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검토에 착수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달 8일 보통주 및 우선주 각 1주당 1만 2530원씩 총 680억 8802만 원을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총 1200억 원 규모인 페퍼저축은행의 우선주 전량은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보통주 전량은 모회사 페퍼유럽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이 677억 원에 달하는 페퍼저축은행이 순손실과 비슷한 규모인 680억 원을 페퍼유럽과 파인트리에 지급한 것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배당은 주주 환원 정책이 아니라 ‘우선주 상환’을 위해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보통주를 보유한 모기업이 페퍼저축은행의 재무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우선주를 보유한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우선주 일부 상환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에 따라 페퍼저축은행이 상환 금액 일부를 배당 형태로 모기업에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전혀 없으며 우선주 투자자가 계약 연장을 위해 일부 매입을 요청해 법률 검토를 모두 마친 뒤 진행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페퍼저축은행이 발행한 우선주는 상환을 염두에 두지 않은 우선주이기 때문에 보완 자본이 아닌 기본 자본으로 100% 인정됐고 페퍼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실제 페퍼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2018년 말 10.39%에서 우선주를 발행한 후인 2019년 3분기 말 13.44%로 3.05%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12.05%로 전체 저축은행의 BIS 비율인 14.14%를 밑돌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법상 보통주나 기본주가 자본으로 구성되는 것은 맞지만 감독상으로 봤을 때 문제의 소지가 있지는 않을지 다시 한번 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자본을 유지하는 행위를 감독상 자본으로 볼 수 있을지 등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령 문제가 없더라도 올바른 행위는 아닌 듯하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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